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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실

보도자료실 < "가해자 처벌, 복직 당연한 요구인데..." >
2011-09-05 14:08:34
여수성폭력상담소 <> 조회수 2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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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 하청업체 성희롱 피해자 진정ㆍ농성 1년 -

"지난해 추석을 앞두고 해고됐는데 벌써 또 추석이 돌아오네요. 그전에는 해결됐으면 했는데…."

지난 2일 서울 중구 청계천로 여성가족부 앞에서 만난 A씨는 몹시 지친 기색이었다. 이날 오전 중구청과 건물 관리소 측 용역업체 직원들이 여성가족부 앞 농성장을 철거하는 걸 보면서 '심장이 멎는 줄 알았다'고 했다.

A씨는 14년간 일한 현대차 아산공장 하청업체에서 소장과 조장에게 성희롱을 당하고 이를 인권위에 진정했다는 이유로 지난해 9월 해고당했다.

소장과 조장은 '너희 집에 가서 자고 싶다' '우리 둘이 자고 나서 입 다물면 누가 알겠느냐'며 문자 메시지를 보내고 어깨와 팔을 주물럭거렸다. 사건이 공론화한 후에는 '밤길 조심하라'며 협박 전화를 했다.

업체는 그 해 11월 폐업했고 A씨를 제외한 소속 노동자 전원은 '사장과 이름만 바뀐' 회사에 그대로 고용 승계됐다. 올해 1월 인권위는 가해자들과 업체 사장에게 손해 배상하라고 권고했지만 이행되지 않았다.

A씨는 현대차 아산공장 앞에서 농성을 시작했다.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차 본사, 서초경찰서, 여성가족부 앞에서 이어진 A씨의 농성은 다음 주로 100일을 맞는다. 인권위에 진정을 넣으며 힘겨운 싸움을 시작한 지는 어느덧 1년 째다.

A씨는 "내 손으로 14년 동안 현대차 부품을 만들었는데 현대차는 '하도급업체 내부 사정'이라며 외면하고, 노동부는 사실상 이름만 바뀐 같은 회사가 존재하는데도 '이미 폐업한 업체라 어쩔 수 없다'고 한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힘도 빽도 없지만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자'며 아산에서 대리인과 둘이서 무작정 상경했다. 양재동 현대차 본사 앞은 늘 집회신고가 돼 있어 서초경찰서 앞에서 농성을 시작해야 했다"며 "그저 막막해 고민하다 '여성가족부라면 성희롱 피해 여성 노동자를 나 몰라라 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여기로 왔다"고 했다.

그러나 여성가족부는 '성희롱 예방교육만 담당하고 있어 해줄 수 있는 게 없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A씨는 "회사를 14년 다니면서 한 번도 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다"며 "그것만 담당하고 있다면 그거라도 잘해서 이런 일이 없게 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A씨는 "노숙 농성 중 가장 견디기 어려웠던 것은 성희롱 피해자를 이상하게 보는 사람들의 시선이었다"며 "건물을 드나드는 사람들이 날 웃으면서 쳐다보고 갈 때는 너무 야속해 배신감마저 느꼈다"고 털어놨다.

그는 "엄청난걸 바라는 것도 아닌데 가해자 처벌과 부당 해고 취소라는 당연한 요구를 1년째 하고 있다"며 "너무 억울하고 분해서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농성을 그만둘 수 없다"고 한숨지었다.

대리인 권수정(여.37)씨는 "우리가 포기하면 앞으로 노동자들이 성희롱 당하고 부당해고 돼도 계속 그렇게 살아야 한다. 아무리 힘이 없어도 잘못된 것은 잘못됐다고 할 것"이라며 "농성 텐트가 철거됐지만 다시 설치해 새로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 2011.09.05. 차지연 기자 >
http://media.daum.net/society/woman/view.html?cateid=1023&newsid=20110905053717259&p=yonha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