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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실

보도자료실 “목회자의 강력한 권한, 교회 ‘성폭력’ 은폐 불렀다”
2015-05-31 20:09:42
여수성폭력상담소 <> 조회수 3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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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성폭력상담소

 

# A교회의 여신도는 신앙상담을 위해 목양실에 들렸다가 담임목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했지만, 당시 충격이 너무 커 저항하지 못했다. 나중에 문제를 인식하고 피해 사실을 고백하자 목회자를 따르는 신도들은 교회에 분란을 일으키지 말라며 침묵을 종용했다.

피해 사실을 은폐하거나 제대로 된 조치를 취하지 않아 피해자에게 더욱 잔인했던, 교회 성폭력 문제를 공론화하고 향후 과제를 논의하는 장이 마련됐다.

교회개혁실천연대(공동대표:박득훈·방인석·백종국·윤경아)는 지난 29일 오후 7시 100주년기념교회 사회봉사관에서 ‘교회 성폭력의 현실과 과제’를 주제로 포럼을 열었다.

▲ 개혁연대는 지난 29일 오후 7시 100주년기념교회 사회봉사관에서 ‘교회 성폭력의 현실과 과제’를 주제로 포럼을 열었다.

이날 ‘교회 성폭력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발표한 조중신 센터장(한국성폭력위기센터)은 “상담 현장에서 접수된 교회 내 성폭력은 대부분 가해자가 성직자이고 피해자가 신도, 하급 성직자, 교회 직원인 경우”라며 “성직자에 의한 성폭력 피해는 폭력과 위협보다는 유인과 위계가 많이 작용한다”고 밝혔다.

특히 “교리를 인용해 성적 접촉을 정당화하고 병의 치유를 빙자한 안수행위, 악령을 쫒아준다는 구마행위, 개인신상에 관한 상담 과정에서 성폭력이 교묘하게 이뤄지므로 피해 당시에는 피해로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성직자는 교회 안에서 막중하고 강력한 권한을 행사하고 있으며 신앙적 이유로 접근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신도들에게는 더욱 강력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어 밝혀지기도 더욱 쉽지 않다.

그는 “성직자는 사회적으로 존경받고 있으며, 교회에서 갖는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성폭력 사건이 신도의 자발적 추종과 순응으로 진행되는 경우도 있고, 거의 헌납적인 모습으로 피해를 당한다”며 교회 성폭력의 피해 입증이 어려운 이유를 밝혔다.

또 성폭력을 당한 피해자가 적극적으로 신고한다고 해도 성직자를 비호하는 교인들의 비난을 받거나 교단의 압력으로 수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교회 여성 성폭력 사례를 분석해보면 성직자인 가해자를 비호하는 주변 사람에게 ‘성직자를 유혹했다’, ‘시험에 들게 했다’, ‘교회를 파괴시키려는 사탄이다’ 등 강력한 비난이나 배척을 받기도 한다는 것.

특히 이날 세미나에서는 교회 내 존재하는 신앙적·신학적 기반들이 성폭력을 더욱 은폐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교회, 성폭력 피해에 왜 취약한가’를 주제로 발표한 최순양 박사(이화여대)는 “교회 여성 성폭력의 경우 신앙이라는 이름으로 피해자의 성적 결정권이 교묘하게 박탈당하는 경우가 많다”며 교회 내 여성들의 종속적 지위, 남성 중심적 성서 이해, 교회의 권력 등을 성폭력의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이러한 역할 규정으로 인해 남성의 지배가 정당화되고 남성에게 저항하는 것이 ‘하나님에 대한 저항’으로 간주되기까지 한다는 것. 그로인해 여성은 남성의 폭력에 무기력하게 되거나, 심지어 자신에게 잘못을 찾게 된다.

특히 남성 중심적 성서해석을 경계한 최 박사는 “여성의 성폭력 경험에서 문제시되는 신학적 메시지 중에는 기독교 전통 속에서 오랫동안 내면화되어온 하나님에 대한 이미지를 들 수 있다”며 “기독교 교육 속에 익숙해있던 여성들은 하나님을 아버지나 남편, 혹은 남성 목회자와 더 쉽게 동일시하는 경향이 많다”고 진단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는 그동안 한국교회가 금기시해온 ‘성’문제를 공론화하고 적극적인 대처를 하는 것이 제안됐다.

최 박사는 “교회는 성폭력에 대한 윤리적이고 신학적 통찰을 하지 않고 있다. 성에 대한 왜곡된 교육을 하며 여신도에게 복종과 묵인을 강요했다”며 “교회는 약자를 존중하고 강자를 바르게 하며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신앙을 간직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조중신 센터장는 “성폭력을 인식한 후에도 교회에서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는 성직자에게 분노 표현이나 문제 제기를 하는 것이 쉽지 않다”며 “특히 더 큰 상처와 상실감을 느낄 수 있는 교회 성폭력의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교회 내에서 성폭력을 당했을 경우 주변에서 지지해줄 수 있는 사람을 찾아 도움을 청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외부 전문 성폭력상담소를 이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그는 “교회 내 지지해줄 사람을 찾을 수 없거나 내부에서 문제 해결이 안 된다면, 국번없이 1366으로 전화하면 지역에 소재한 성폭력 상담기관을 안내해준다”고 말했다.

임보라 목사(섬돌향린교회)는 “교회의 개혁은 제도만이 아닌 공동체 문화와 인식의 변화, 그리고 양성을 넘어 다양한 성에 대한 인지와 인식 등이 포함되어야 한다”며 “성폭력 사건의 해결과정은 성의식 변화에서 시작된다”고 당부했다. 이어 “남성 중심적, 가부장적 교회의 관행들이 하루빨리 개져 한 사람이 영혼과 삶을 파괴하는 성폭력 근절을 이뤄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하라 기자  jhara@igood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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