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MUNITY
  • 상담
  • 연계지원
  • 후원회원

보도자료실

보도자료실 "재심여부 새 사실만 갖고 평가하면 안돼"
2009-07-17 13:47:24
여수성폭력상담소 <> 조회수 229
121.149.232.224
- 대법 "기존 증거와 관련성 따져야"..기존 판례 수정 -

형사사건 재심 여부를 결정할 때 새로 드러난 사실만을 독립적으로 평가하지 말고 기존 증거와 유기적 관련성을 따져 가치를 평가해야 한다는 대법원 결정이 나왔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지형 대법관)는 16일 안모씨의 재심기각결정에 대한 재항고 사건에서 "새로 드러난 사실이 무죄의 명백한 증거인지는 새 증거만을 독립적ㆍ고립적으로 고찰해 판단할 것이 아니라 원판결의 기초 증거 중 유기적으로 밀접하게 관련ㆍ모순되는 것을 함께 고려해서 평가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에 따라 새 증거의 가치만을 기준으로 `무죄를 인정할 명백한 증거'인지 판단하게 한 기존의 대법원 판례를 일부 변경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러나 안씨가 새로운 증거로 제시한 내용이 재심 대상이 된 판결을 유지할 수 없을 정도의 가치를 지니지 못한다며 재심 청구를 기각한 원심의 결론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김영란ㆍ박시환ㆍ김지형ㆍ박일환ㆍ김능환 대법관은 "새로 발견된 증거와 기존 증거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그 범위를 새 증거와 유기적으로 관련ㆍ모순되는 것으로 제한하지 말고 기존의 모든 증거를 함께 고려하도록 해야 한다"고 별개의견을 냈다.

안씨는 위험한 물건을 휴대해 피해자를 성폭행한 혐의(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기소돼 항소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상고하지 않아 2002년 판결이 확정됐다.

그는 사건 직후 채취한 성폭행 피해자의 체액에서 정자가 발견되지 않아 범인이 무정자증인 것으로 추정된다는 수사 기록을 토대로 자신이 무정자증이 아니라는 것이 판결 확정 후 새로 밝혀졌다고 주장하며 재심을 청구했다.

앞서 서울고법은 `무죄를 인정할 새로운 증거는 애초 재판 과정에서 미발견됐거나 발견됐더라도 제출 또는 신문할 수 없었던 것으로 다른 증거보다 우월한 것을 의미하는 데 정액 검사상 정상 소견은 원심에서 제출할 수 없었던 증거로 볼 수 없고 다른 증거에 대한 우위성도 인정되지 않는다"며 청구를 기각했다.

안씨에 대한 대법원의 결론은 바뀌지 않았지만 새로운 증거를 평가하는 방식을 변경했기 때문에 향후 다른 사건에서 재심 청구가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대법원 관계자는 "사건의 성격에 따라 다르겠지만 새로운 증거를 독립적으로 평가하다 기존의 증거와의 관계를 종합적으로 판단하게 되면 상당한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재심 청구 인용이 늘어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형사소송법은 유죄 선고를 받은 피고인에게 무죄나 면소, 또는 기존의 죄보다 가벼운 죄를 인정할 명백한 증거가 새로 발견되면 재심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지난해 전국 법원에서 처리한 1심 판결에 대한 재심 사건 325건 가운데 259건, 올해 1∼5월 처리된 252건 중 189건이 기각 또는 취하됐으며 같은 기간에 각각 21건과 6건에 대해 재심을 거쳐 무죄 판결이 내려졌다.

< 서울=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2009.07.16 >